마음으로 하는 일곱가지 보시
바람 속에서 한 해가 가고 또 한 해가 옵니다.
아니 바람처럼 한 해가 가고 옵니다.
'새해에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바람 속에서 걸음을 잠시 멈추고 생각합니다.
하루 하루를 충실히 살자, 그 생각이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오늘 하루는 어제 죽은 사람이 하루만 더 살기를 간절히 바라던
바로 그 날이란 말을 자주 떠올리곤 합니다.
그 생각을 하면 하루를 헛되이 보내지 못합니다.
하루 하루를, 한 시간을 아름답고 쓸모 있게 보내고자 합니다.
새해에는 거창한 다짐을 하지 않으려 합니다.
크고 엄청난 것을 이루게 해 달라고 빌지 않기로 합니다.
대신 약속 시간보다 조금 미리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까지 내가 못 고친 습관 가운데 하나가 약속 시간에 딱 맞추어 나가는 버릇입니다.
1분도 늦거나 빠르지 않게 약속 장소의 문을 들어서는 것이 시간을 아끼는 태도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교통이나 도로사정이 여의치 않아 늦는 경우가 있습니다.
문을 들어서면서 미안하다는 인사를 하고 늦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구구하게 설명하는 일을
되풀이해 왔습니다. 그 버릇하나를 고치기로 합니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그 일에 대해 미리 조금만 더 생각하기로 합니다.
그 날 만날 사람에 대해 만나기 전에 잠시만 더 생각하기로 합니다.
그래서 그 만남이 의미 있고 가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말을 많이 하기보다는 많이 듣고자 합니다.
한 마디를 하고 두 마디를 듣고자 합니다.
만나는 사람들을 편안하게 대하고자 합니다.
말을 따뜻하고 친절하게 하기로 합니다.
새해부터는 좀 더 편안한 목소리, 친절을 담은 목소리로 바꾸기로 합니다.
가진 것을 베푸는 보시는 재물로만 하는 게 아닙니다.
재물이 없어도 마음으로 남에게 베풀 수 있는 보시가 있습니다.
첫째, 항상 얼굴에 화색을 띠는 것이 보시입니다.
밝은 얼굴을 하고 있으면 자신도 좋고 상대방도 기쁩니다.
남을 기분 좋게 하고 마음을 밝게 만들어 주는 것은 선한 일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둘째, 친절을 담는 것도 보시입니다.
남에게 친절한 말로 대하면 그 사람은 사람 대접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친절은 더 큰 친절이 되어 돌아옵니다.
셋째, 따뜻한 마음으로 남을 대하는 것도 보시입니다.
처음 보는 사람이든 늘 대하던 사람이든 따뜻한 마음으로 그를 대하면 그는 행복해 합니다.
넷째, 눈에 호의를 담고 바라보는 것도 보시입니다.
상대방은 인정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말에 귀 기울여 주고 고개를 끄덕여 주며 동의해 주는 눈빛은
상대방과 나를 더 가깝게 해 줍니다. 그래서 웃는 눈빛도 보시인 것입니다.
다섯째, 물으면 친절히 잘 가르쳐 주는 것도 보시입니다.
나는 거기 살고 있고 그 일을 늘 하기 때문에 잘 알지만 처음 대하는 사람은 두려워합니다.
정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망설입니다.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몰라 주저하는 사람에게 친절히 이것저것 가르쳐 주는 것이야말로
보시입니다.
여섯째, 앉은자리를 남에게 양보하는 것도 보시입니다.
내가 조금 불편을 참는 동안 그는 편안히 앉아 갈 수 있습니다.
그가 오래 전부터 그 자리에 앉고 싶어했다면 더 고마워 할 것입니다.
어떤 자리든 나만 앉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언제든 내줄 수 있어야 합니다.
마음을 비우면 자리도 비울 수 있습니다.
일곱째, 가족이나 남에게 잠자리를 깨끗하게 마련해 주는 것도 보시입니다.
그들은 안락한 잠을 잘 수 있습니다.
어린이든 노인이든 내 집에서 하룻밤 머물다 가는 사람은 오래오래 그 하룻밤을
기억 할 것입니다.
이것들을 '무재칠시'라 합니다.
재물이 아닌 마음으로 하는 일곱 가지 보시입니다.
그것들은 '화안시, 언사시, 심시, 안시, 지시, 상좌시, 방사시'라고 합니다.
올해는 얼굴로, 말로, 마음으로, 눈으로, 행동으로 소리 없이 남에게 베풀고자 합니다.
큰 약속을 하기 앞서 작은 것을 고쳐 나가고, 거창한 것을 이루기 위해 앞에 나서기보다
어느 자리에서든 순간순간의 삶에 충실하고자 합니다.
<좋은생각 도종환 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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