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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시오

찬들 2007. 3. 7. 14:35
 

여보시오


여보시오,......

돈 있다 유세하지 말고

공부 많이 했다 잘난척하지 말고

건강하다 자랑하지 마소.

명예 있다 거만하지 말고

잘났다 뽐내지 마소.

다 소용없더이다.


나이 들고 병들어 자리에 누우니

잘난 사람 못난 사람

너 나 할 것 없이

남의 손 빌려서 하루를 살더이다.


그래도 살아있기에

남의 손으로 끼니 이어야하고

똥오줌 남의 손에 맡겨야하니

그 시절 당당하던 모습 그 기세가

허무하고 허망하더이다.


내 형제 내 식구 최고라며

남 업신여기지 마소.

내형제 내 식구 마다하는 일

피한방울 섞이지 않은 그 남이

눈 뜨고, 코 막지 않고도

따뜻한 마음으로 미소 지으며

입으로 죄짓지 않고 잘도 하더이다.


말하기 쉽다 입으로 돈 앞세워

마침표는 찍지마소

그 10배를 준다해도 하지 못하는 일

댓가 없이 베푸는 그 마음과

천직으로 알고 묵묵히 자리 지키는

그 마음에 행여 죄 될까 두렵소이다.


병들어 자리에 누우니

내 몸도 내 것이 아니온데

하물며 무엇을 내 것이라 고집하겠소.


너 나 분별하는 마음 일으키면

가던 손이 돌아오니

길 나설 적에 눈 딱 감고

양쪽 호주머니에 천원씩 넣어

수의복에는 호주머니가 없으니

베푸는 마음을 가로막는 욕심 버리고

길가 행인이 오른손을 잡거던

오른손이 베풀고

왼손을 잡거던

왼손이 따뜻한 마음내어 베푸소.


그래야 이다음에

내형제 내식구아닌

남의 도움 받을적에

감사하는 마음,

고마워하는 마음도 배우고

늙어서 남에게 폐 끼치지 않고

고옵게 늙는다오.

 

흐르는 곡 <한경애-옛 시인의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