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모음/수(數)의 세계

재미있는 0의 이야기

찬들 2007. 3. 26. 00:14
 

     재미있는 0의 이야기


   아주 오랜 옛날, 숫자 나라에 1, 2, 3, 4, 5, 6, 7, 8, 9가 살고 있었다. 숫자 나라에서는 숫자가 클 수록 힘이 셌다. 그래서 9가 대장 노릇을 하고 있었다.

어느 날 바위가 쩍 갈라지며 0이라는 숫자가 태어났다. 1이 자기보다 작은 숫자가 생겼다고 만세를 불렀다. 그런데 0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었다. 연필에 0을 더해도 보탬이 안되고, 지우개에 0을 빼도 그대로였기 때문이다. 또 0은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많았다. 3은 문방구에서 '공책 0개 주세요'라고 했다고 혼이 났다. 6은 사과를 0조각으로 나누었다가 머리가 아파 병원에 입원했다. 모두들 이상하고 힘없는 0을 비웃고 조롱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이웃 나라에 살고 있는 '만'이라는 힘센 숫자가 그 숫자 나라에 싸움을 걸어왔다. '만'은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었다. 모든 숫자들은 무서워 꼼짝도 하지 못했다. '만'은 그 나라에 있는 음식들을 모두 먹어 치우고, 닥치는 대로 물건을 부쉈다.

  그러나 맞서서 싸울 아무런 방법이 없었다. 그런데 '만'에게 대항해 보겠다는 숫자가 나타났다. 그것은 놀랍게도 0이었다. 다른 숫자들은 '0이 이제 미쳤구나'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별 방법이 없기에 허락을 했다. 드디어 0과 '만'이 마주쳤다. 쥐꼬리만한 0 앞에 서 있는 집채만한 '만'의 모습은 너무나 차이가 났다. 누가 봐도 '만'이 이길 거라고 생각이 들었다.

  0은 '만'에게 용감하게 다가갔다. 그리고 '만'에게 곱하기를 했다. 그러자 그 힘세던 '만'은  그만 0으로 변해 버리고 말았다. 숫자 나라 숫자들이 함성을 질렀다. "이겼다! 0 이 '만'을 이겼다!"

그 후에 0은 '3 6' 이 306인지 30600인지 쉽게 알 수 있게 해주었다. 0이 있어서 3/4은 0.75로도 표시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모두가 0을 사랑하고 오래 오래 행복하게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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