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모음/수(數)의 세계

0의 신비

찬들 2007. 3. 25. 22:50
 

0의 신비



여러분은 0의 존재에 대하여 생각해 본적이 있는가?

아니면 0의 의미를 확실히 알고 있는가?

만약 0의 개념이 지금까지 정립되지 않았다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현대 수학에서 0은 두 가지의 기능을 갖고 있다.


첫째로 75와 705를 구별할 수 있게 해준다.

숫자의 위치가 자릿수를 의미하는 이런 표기법에서 0은 '비어 있는 자리'를 나타내고 있다.


둘째로 아무것도 없음을 나타내는 수(無의 개념)이다

  기원전 바빌로니아 인들은 혼동을 피하기 위해 0의 사용을 권장하였고 그리스인들이 이것을 도입하여 지금과 비슷하게 생긴 기호(동그라미)를 정착시킨 것이다. 그러나 0이라는 수에 더욱 깊고 중요한 의미가 담겨져 있다. 이것은 너무도 심오하여 그로부터 수세기가 지난 뒤에야 인도인들에 의해 발견되었다. 힌두의 수학자들은 0이 숫자들을 구별하는 기능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고유한 수임을 간파한 것이다. 1과 2가 고유한 수인 것과 마찬가지로, 0 역시 엄연한 수로서 존재한다.

  즉 '아무것도 없음'을 나타내는 수인 것이다. 이전까지는 전혀 구체화시킬 수 없었던 무(無)의 개념은 0의 등장과 함께 비로소 실제적인 기호로 표현할 수 있었다.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0의 등장은 그다지 혁명적이지 않는 '별 볼 일없는' 사건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를 비롯한 고대 그리스의 위대한 철학자들도 0이 갖고 있는 깊은 의미를 눈치 채지 못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0을 가리켜 '규칙에서 벗어난 수'라고 하였다. 나눗셈을 할 때, 임의의 수를 0으로 나누면 당시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결과가 초래되었기 때문이다. 이 난점은 6세기가 되어서야 비로소 해결되었다. 인도 수학자들은 이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어 '무한대' 라는 개념과 연결시켰고 7세기 학자 브라마굽타는 '임의의 수를 0으로 나눈 몫'을 무한대의 수학적 정의로 사용하였다.


  컴퓨터에서 전류가 흐르는 상태를 1로 표현하고 그렇지 않은 상태를 0으로 표현한다.

만약 0의 개념이 없다면 오늘날 최첨단의 컴퓨터 산업은 있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수학에서 말하는 진법도 결국은 0의 개념이 적용되어야 가능한 체계이다.


  이렇듯 0은 일상생활과도 그 연관성을 뗄래야 뗄 수가 없는 존재이다.

피타고라스가 "만물의 근원은 수" 라고 말했는데 어쩌면 이것이 정답일 런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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