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모음/수(數)의 세계

숫자 1 에 관하여

찬들 2007. 3. 25. 22:53
     숫자 1 에 관하여  


  숫자 1은 아주 간단한 수 같지만 알고 보면 무척 신비로운 수이다. 모든 수를 나눌 수 있는 유일한 수이자 어떠한 다른 수로도 나누어지지 않는 숫자 1, 이런 특별한 수는 숫자에서 0을 제외하고는 유일하기 때문에 <기초수학>이라는 백과사전에서는 숫자 1을 소개하는 데만 200쪽을 쓸 정도로 그 정의를 내리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리스 사람들도 숫자 1을 정의하는데 고심하다가 결국 1이라는 숫자를 수로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왜냐하면 숫자 1은 수의 기호로 마치 양파처럼 다른 모든 수들을 그 안에 품고 있는 특이한 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때는 최초의 홀수가 1이 아니라 3이었다.


  신비주의가 융성했던 중세 시대에 숫자 1은 조물주, 제1원인, 원동력들을 의미했다. 이슬람 국가에서 인간은 99까지만 세도록 규정했다. 100이란 숫자를 만드는 나머지 1은 신의 수이다. 숫자 1은 99에 대응하는 신성의 수로 이것을 더해져서 비로소 100이라는 완전무결한 수를 만든다. 그러므로 다른 수들은 완전한 숫자 1로부터 멀어지는 불완전한 수로 간주되었다. 그렇게 멀어진 최초의 수인 2는 죄악을 의미했다.


  한편 숫자 1은 순서를 따질 때 첫 번째를 의미하며 이것은 더 나아가 왕이나 우두머리, 또는 아버지 등을 가리킨다. 또 모든 일의 시작이라는 의미도 가지는데, 피타고라스 학파의 영향을 받은 사상가 쾨벨은 "당신은 1이 수가 아니라 다른 모든 수를 낳은 출산자이고 시작이며 토대라는 사실을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숫자 1을 양이나 크기로 따지면 아주 작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한냥짜리 굿을 하다가 천냥짜리 징을 깨뜨린다"라는 말에서 보여지듯 숫자 1은 ''크다'' ''전부다'' 라는 개념과는 반대로 아주 작다'' ''부분이다''라는 뜻을 지닌다. 그러나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 ''첫 술에 배부르랴'' ''하나를 알면 열을 안다'' 라는 말에서는 작고 보잘것없는 하나 하나가 모여 많은 것을 이루어 낸다는 의미를 지닌다. 즉 숫자 1은 아주 작은 하나이지만 때로는 그것이 모든 것으로 가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이처럼 상반된 의미를 동시에 지니는 것은 다른 숫자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면이다.


  그 외에 숫자 1은 ''한 손뼉은 울지 못한다''는 말처럼 고립 상태를, ''한날 한시에 난 손가락도 길고 짧다'' ''한솥밥 먹고도 송사 간다'' 등의 말에서는 동일함을, ''뻐꾸기도 유월이 한 철'' ''메뚜기도 한 철''이라는 말에서는 한창때라는 뜻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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