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모음/수(數)의 세계

세 마리의 돼지와 음수

찬들 2007. 3. 24. 16:11
 

세 마리의 돼지와 음수



  물건들의 개수를 세기 위해서 수가 등장했을 것이다. 강아지 5마리, 호랑이 가죽 2장처럼 수에는 어떤 물건들이 연결된다. 이것들은 눈에 보인다.

 그러나 -3마리의 돼지는? 이것은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다. 음수에 해당하는 물건은 없다.

 -1, -2, -3을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볼 수 없는 것을 볼 수 있는 것처럼 취급하자니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인간은 상상력으로 눈으로 볼 수 없는 것도 머리 속에서 그려 낼 수 있다. -3마리의 돼지를 구체적으로 빚을 진 3마리의 돼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1, 2, 3 …과 같은 자연수는 전 세계 어느 곳에서나 자연스럽게 발견되었다. 그러나 음수를 발견하는 데는 그 후로 아주 오랜 세월이 흘러야 했다.

 고대에 음수를 이해하고 있었던 곳은 중국뿐인 것 같다.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수학책인 ‘구장산술’에는 양수, 음수를 사용하고 있었다. 이 책은 신라의 수학 교과서로 쓰이기도 했다. 음수를 나타내는 수막대는 빨간색으로 표시했다. 요즘도 손해를 봤을 때 ‘적자’라고 하고, 이익을 봤을 때는 ‘흑자’라고 한다. 이 말도 여기에서 나왔다. 중국에서 일찍이 음수를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은 동양 사상의 기본인 음양론 덕분이다. 이런 사상이 있었기 때문에 중국인은 쉽게 음수를 생각해 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선 말까지 계산을 할 때 산가지를 이용하였다. 음수를 나타낼 때는 산가지 위에 어슷하게 산가지를 한 개 더 올려놓았다고 한다.

 7세기경에 인도의 수학자 브라마굽타가 음수의 개념을 사용했다. 그것이 8세기경에 아라비아로 건너가고 12세기경에 유럽에 전해진다. ‘플러스’, ‘마이너스’는 이탈리아의 수학자 피보나찌가 처음으로 사용하였다. +는 라틴어의 et(영어의 and)를 -는 minus의 m을 갈겨 쓴 것이라고 한다.

 서양의 수학 대가들도 이미 음수를 알고 있었지만 그들은 음수를 가공의 수, 불합리한 수, 가짜의 수로 여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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