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모음/수(數)의 세계

도깨비 계산 (?)

찬들 2007. 3. 24. 15:55
 

도깨비 계산 (?)


  한 심술궂은 도깨비가 어느 날 갑자기 나에게 나타났다.

이 심술궂은 도깨비는 오늘밤에 당신의 생명을 가져가야 되겠다고 엄포를 놓고는 대신 다음 문제를 풀면 그냥 돌아가겠다고 한다.


"어떤 숫자라도 좋으니 3자리 숫자를 나에게 안보이도록 써라. 다 쓴 다음 그 옆에 다시 그 숫자를 나란히 써라. 그러면 6자리 숫자가 될 것이다. 이제 나는 이 6자리 숫자를 가지고 계속해서 세 번의 나눗셈을 시킬 것이다. 만일 세 번의 나눗셈 중에 단 한 번이라도 나누어  떨어지지 않고 나머지가 생긴다면 나는 그 즉시 너의 생명을 가져가겠다."


여러분은 도대체 그런 법이 어디 있느냐고 항의할 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우선은 시키는 대로 연필을 들고 나눗셈 준비를 하자. 상대는 무지막지한 도깨비가 아닌가!

그럼 빨리 6자리 숫자를 만들어 보라.


"숫자를 다 적었으면 먼저 그 숫자를 7로 나누어라."


도깨비는 7로 나누라고 쉽게 말했지만 과연 7로 나누어 나머지가 남지 않을는지는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해 보자. 자, 어떤가? 나머지 없이 나누어 졌는가?


"운 좋게 나머지 없이 나누어 졌다면 그 나눈 몫을 가지고 다시 11로 나누어라."


이번에는 좀 어려운 숫자 11이다. 과연 이 심술궂은 도깨비 앞에서 당신에게 행운이 뒤따를 것인가?


"운이 있어 또다시 나머지 없이 나누어 졌는가? 그렇다면 그 나눈 몫을 다시 나누어 보라. 어떤 수로 나누게 할까?… 그렇지! 나누어 떨어지기 힘든 13으로 나누어라."


이제는 13 이다. 좋지 않은 숫자일 뿐 아니라 13으로 나누어 떨어지는 숫자는 정말 드물다. 그렇지만 이번이 마지막 나눗셈이므로 더욱 정신을 차려 나누어 보자.

이제 답이 나왔을 것이다.

자, 어떤가? 나머지가 있는가? 있다면 큰일이다. 행운이 있어 나머지 없이 답이 떨어졌는가? 그렇다면 애초에 당신이 생각했던 숫자와 그 답을 비교해 보라. 어떤가?


정작 이 심술궂은 도깨비가 처음부터 여러분에게 내고 싶었던 진짜 문제는 시시한 나눗셈이 아니라 이 놀라운 결과에 대한 설명! 바로 그것이었던 것이다. 자, 그러면 이 놀라운 결과를 여러분들은 과연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해답>

이 세 번의 나눗셈 결과는 애초에 여러분이 생각했던 세 자리 수와 똑같을 것이다.

우선 여기에 어떠한 원리가 숨겨져 있는지를 살펴보자. 같은 숫자를 한 번 더 옆에 덧붙여 썼다면 이것은 0을 3개 덧붙여 쓰고 여기에 원래의 수를 더한 것과 같다. 예를 들면,


872872 = 872000 + 872 = 872 × (1000 + 1) = 872 × 1001


이것은 원래의 수에 1001을 곱한 것과 같다. 우리는 이 수를 다시 7, 11,13으로 나눈 것인데 이것은 결국


7 × 11 × 13 = 1001 로 나눈 것이다.

 

   따라서 원래 생각한 숫자에

1.처음에 1001 (즉7 × 11 × 13)을 곱하고

2.나중에 1001(즉 7, 11, 13)로 나누어

3.그 결과가 다시 원래의 숫자가 된 것이므로

   전혀 놀랄 일도 아니고 또 당연히 각 나눗셈마다 나머지도 남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이 당연한 나눗셈을 시키면서 나머지가 생기면 안 된다고 위협을 한 심술궂은 도깨비의 속셈은 또 무엇이었을까?

혹시라도 나머지가 생겼다면 그것은 아마도 여러분이 너무 당황해서 셈을 잘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도깨비의 호통은 바로 아무리 급하고 당황스러운 때라도 침착하게 집중해서 셈을 하라는 꾸짖음이 아닐는지?

참고로 1001과 비슷한 종류의 숫자들을 소개할까 한다. 앞의 문제와 마찬가지로 재미있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73 × 10101 = 737373 (10101 = 3 × 7 × 13 × 37)

7354 × 10001 = 73547354 (10001 = 73 × 137)

7 × 111111 = 777777 (111111 = 3 × 7 × 11 × 13 ×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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